[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언제 계약이 체결될 지 기약이 없다. 협상테이블에 앉은 구단 고위관계자들 조차 계약시점을 확신하지 못한다. 이듬해 1월까지 바라보는 장기전 양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50억원 이상의 대형계약 또한 불가능할 전망이다.
오지환(29), 김선빈(30), 안치홍(29), 전준우(33)가 이번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겨울 FA 최대어 양의지처럼 공수만능 리그 최고 선수라고 볼 수 없는 것도 확실하다.
오지환과 김선빈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김하성에 밀리고 안치홍은 2019시즌 고전으로 인해 최고 2루수 자리에서 내려왔다. 타격이 장점인 우타 외야수 전준우는 이미 1루수로 포지션 전향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쉽게 말해 FA 계약을 통해 거액을 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 맹활약을 통해 몸값을 올려야 하는데 네 명 모두 2019시즌 약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오지환은 2012시즌 이후 가장 낮은 타율과 출루율을 기록했고 김선빈은 시즌 막바지 주포지션인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했다. KIA 잔류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두고 박찬호와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안치홍은 엎친 데 덮친 겪으로 공수 모두에서 하향곡선을 그렸다. KIA가 안치홍과 FA 계약을 맺어도 안치홍을 2루수가 아닌 1루수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준우 또한 롯데와 FA 계약시 1루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출장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전소속구단 뿐이 아닌 타구단들도 뚜렷히 파악하고 있다.
A구단 고위 관계자는 “FA 시장이 열리기에 앞서 FA 선수들에 대한 분석을 마친 상황이다.
구단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규모에서 FA 계약 적정액도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흐름은 전소속구단이 가장 많은 금액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전트들은 늦게나마 큰 금액을 제시하는 구단이 나타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1월이 되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과거처럼 우선협상기간이 있었어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B구단 고위 관계자는 “구단마다 FA 계획을 뚜렷히 세워둔다. 예전처럼 우선협상기간이 있어도 지금 FA들의 몸값이 올라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어차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소속구단과 타구단 모두와 협상하지 않았나. 지금 시장에 남은 FA들은 처음부터 이러한 상황에 있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FA 시장 또한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겨울 FA 시장에서도 이적자는 양의지 단 한 명이었던 것처럼 전력을 큰 폭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초특급 FA가 아니면 영입경쟁은 없다. 오버페이 확률도 뚝 떨어진다. 더이상 구단들은 어리석게 돈을 쓰지 않으며 궁지에 몰리면 거액을 투자하는 ‘패닉 바이’도 일삼지 않는다. 냉정하게 내부전력을 분석하고 ‘윈나우’와 ‘리빌딩’ 시점을 뚜렷하게 구별한다.
FA 자격이 로또 당첨처럼 여겨졌던 시절은 일찌감치 지나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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